들어가며,
이사카코타로의 초기작 (?) 오듀본의 기도를 읽었다.
대학시절에 한번 읽었고 다시 읽기 위해 졸업후에 구입해서 한번.
그리고 몇십년이 지난 지금에서 한번 더 읽었다.
이사카 코타로라는 작가?
이사카 코타로는 일본의 작가로 독특한 세계관과 등장하는 인물들의 뛰어난 심리묘사, 등장인물들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이야기에 잘 녹여내어 읽는 내내 흥미를 잃지 않도록 유도하고 다양한 인간 군상, 여러 사회적인 이슈들도 등장시켜 독자에게도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주제까지 던져주는 이야기꾼이다.
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점은 발표한 각각의 다른 소설 속의 등장인물이나 어떤 설정들이 다른 소설속에서 갑자기 등장하기도 해 이런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그의 이야기 세계에서 느낄수 있도록 해주어 더 깊이있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처음 접한 소설은 '사신치바'였고, 그 이후로 이사카코타로 월드에 푹 빠져 그가 내는 소설 중 국내에 번역되어 출간된 소설의 대부분을 섭렵했을 정도로 팬이기도 하다. 여담으로 트위터로 멘션을 보냈는데 답장을 받기도 했었다.
오듀본의 기도는 2000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이 작품으로 신초 미스터리 클럽상을 수상하며 등단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듀본의 기도 줄거리
주인공인 이토는 어느날 눈을 떠보니, 자신이 살던 곳이 아닌 낯선 곳임을 알게 된다. 그 낯선 곳은 외딴 섬 오기시마.
이토는 그에게 찾아온 안내자 히비노를 통해 자신이 섬에 오게된 경위와 이 섬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히비노의 안내로 이 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아니 사물? 인 허수아비 유고를 만나게 된다.
유고는 이 오기시마라는 섬의 허수아비로 단순한 허수아비가 아닌 섬사람들에게는 예언자이자, 신앙이었다.
말하는 허수아비, 거기다 예언을 한다니?! 이토는 놀란 마음을 안고 여러가지 질문을 하지만, 허수아비는 과거의 이야기는
할 수 있지만, 알고 있는 미래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수 없다고 못을 박는다 다만, 이토가 이 섬에 온 이유는
이 섬에 결여되어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올 것이라는 것.
이토는 이 섬에 오기 전에 저지른 범죄로 인해 어차피 지금당장은 돌아갈 수 없게 되어, 일단은 섬에서 지내기로 하고
섬의 여러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안내자이며, 섬사람들에게 조금은 모자란 취급을 받지만 미워할 수 없는 히비노,
자신을 섬으로 데려오고 유일하게 뭍으로 나갈 수 있다는 도도로키, 도도로키의 집앞에서 땅에 귀를 데고 소리를 듣던 소녀
와카바, 우편배달을 하는 구사나기와 그의 아내 유리, 이토와 동일하게 외부에서 도도로키가 데려왔다는 소네카와,
다리가 앞으로 휘어 불편하게 걷고 새를 좋아하는 다나카, 아내를 잃고 정신이 반쯤 나간 소네야마, 시장의 거대한 몸집의 토끼
그리고 이토를 쫓는 형사 시로야마와 그의 전애인 시즈카 , 집행관 사쿠라 등등
이토는 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되며, 그들의 얽히고 설힌 관계를 파악하고 유고를 살해한 범인, 그리고 섬의 결여된 그 어떤것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나의 감상평
이야기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주인공인 이토는 미수이긴 하지만 범죄를 저질렀고, 히비노는 고아, 다나카는 장애인, 소네야마는 미치광이, 시로야마는 싸이코패스 그리고 사람은 아니지만 미래를 알 수 있는 예언가 허수아비 유고 까지.
제목의 오듀본은 동물학자로 우연히 나그네비둘기라는 비둘기의 종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나그네 비둘기는 1914년 멸종된 새로, 원래는 몇십억마리가 지구에 있었지만 사람들의 무분별한 학살로 인해 결국 절멸하고 말았고
이 오듀본은 그 절멸을 막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나그네비둘기를 박제로 만들고, 그림을 그려 책에 실었다고 한다.
책에선 다나카의 이야기로 알수 있던 부분이다.
이 모든 세상의 일들은 관계든 어떤 사건이던 자잘한 일들이 서로 연결되고 서로 영향을 미친다.
이 모든 세상의 일들은 어차피 나약한 내가 어떻게 바꿀수 없고, 거스르기는 어렵다.
거대한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냥 나쁜쪽으로 흐르지 않도록 기도할뿐.
그리고 어쩌면 우리의 나약함과 어떤 부분들의 부족과 결여가 꼭 나쁜것은 아니다.
그것은 각각의 인생에 좋은 점이 될 수도 있다.
정도를 이책을 통해 느꼈다.
작가가 환경파괴의 문제. 동물들의 멸종 문제에 관심이 많고, 모나고 부족하고 결여된 것을 가진 인간들에 좀 더 관심이 있는것으로 보여지기도 했다. 그것에 아마 나도 동한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사카 코타로의 모든 소설들에서 아마 이런것들을 느낀것이 아닐지.
어떤 것이 결여되고 부족할지라도 우리는 살아가야 하고, 또 살아가다보면 유쾌한 어떤 사건이나
잘맞는 누군가들을 만날수 있으니. 이 재밌는 인생을 유쾌하게 계속 살아가자는 이야기?!
라고 말도 안되는 결론을 지어본다. 혹시나 읽을 누군가를 위해 오기시마의 결여되었던 무언가를 이야기할 순 없지만.
아마 알게되면 무릎을 치며 춤을 추게 될 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이 지구에서 가치 없는 인간들로 인해 멸종되어가는 모든 동식물들을 위해 기도한다. 무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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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글귀들
미래는 신의 레시피대로 결정된다.
이런 상황 자체가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잠깐 방심하면 나도 모르게 상상력이 발동해 버린다
리얼리티라는 것은 지금 이섬에 내가 서있다는 감각이며, 그감각을 거스를수 없다고 체념하기 시작했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게 뭔줄 알아?
부모와의 교감이야.
부모에게 애정을 못받고 자란 아이는 제대로 된 인간이 될 수 없어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천벌을 받는다라는 옛말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세상일은 자잘한 일들이 연결되고 서로 영향을 미치지
이게 현실이 아니라면 뭐 어때? 이건 또 이것대로 좋은것 아냐?
민들레 꽃이 피는일이 가치 없다 해도 그꽃의 천진한 아름다움에는 변함이 없겠지요
인간은 가치가 없지만 없는건 없는 것일뿐 그렇다고 화를 낼일은 아니지요
부족하고 결여되어 있는 정도가 딱 좋은것 아닌가, 그런경우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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