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진짜 책이 안읽히던 몇주였다.
그런 책만 골라서 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사놓고 안읽은 책만 해도...
우연히 만난 '복자에게'는
하루만에 술술 모두 읽히는 그런 마법같은 책이 었다.
간략한 줄거리는
주인공인 영초롱은 집안이 기울게 되자, 제주도의 고고리섬에서 의사로 있는 고모의 집에
맡겨지게 된다. 그나이때, 어린시절의 전학, 혹은 삶의 터전에서의 이동은 무엇보다도
큰 사건이자 충격적인 일이었기에 영초롱은 제주로 할수 없이 가게 되고 한동안은 학교도 가지 않고
(물론, 다리를 다친것이 있었지만) 집에서 며칠 칩거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이스크림을 사러 나갔다가 동네에 살고 있는 '복자'라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복자는 다리를 다친게 다 영엄한 할매신에게 인사를 드리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라며 영초롱을 억지로
할매신의 신당(?)이 있는 동굴로 데려가게 되고, 타의로 인사를 드리게된다.
이를 계기로 영초롱은 복자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그곳에 사는 동안 복자와만은 마음을 나누는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아주 사소하지만 큰 어떤 일로 인해 복자와 멀어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고고리섬을 떠나게 된다. 이후 영초롱은 어른이 되어 다시 제주로 발령을 받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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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감상평
고고리섬이라는 아름다운 제주의 가상의 섬에서 상처받은 영혼인 영초롱과 언제나 씩씩하지만 역시 상처가 있는 복자가
만나서 우정을 쌓고 서로가 서로에게 특별한 순간인 가장 찬란한 어린시절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며
어린시절의 나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었다.
나의 잘못이 아닌 어른이여서 행할 수 있는 (?)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 영초롱은 많은 상처를 받았고
고고리섬의 아름다운 자연과 자연스레 사귄 복자에게 위로를 받는다.
결국 영초롱의 타인의 대한 악의(?)와 반감에 의해 둘의 사이는 멀어지지만, 그것 역시 둘의 일이 아닌
어른들의 일에 의한 것이 었다는게 마음이 아픈 부분이다. (물론, 거기서 영초롱이 복자의 말을 듣고
그대로 실행했더라면 좀 더 상황은 나아졌을까)
제주의 4.3 , 코로나의 펜데믹, 산재소송 등 현재 우리의 삶의 영향을 주는 이야기들이 고대로 등장해
좀 더 현실감이 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붙잡고도 혹은 다시 돌아가고 싶기도 한 찬란했던 어린시절의 향유를 가득 품은 소설이라고 감히 표현하고 싶다.
지나온 많은 시절, 특히 어린시절의 나는 사실 내뜻대로 할 수 있는건 많치 않았다.
그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온전히 나로 가능했던 시간만이 그랬지 않았을까 떠올려 본다.
그 순간순간에 우린 우리만의 시간에 집중해서 우리만의 세상만이 있다고 믿고 서로 울고 웃고 싸우며
그 시간들을 잘 살아내었다.
다만, 그 시간은 , 내옆의 너는 영원할 것이라 믿었지만. 결국 시간은, 우리의 상황은
우릴 그대로 두진 않았다. 자의든 타의든 우리는 같이 할 수 없게 되었고
안타까워하기도 아쉬워하기도 그리워 하기도 하며 서로의 시간을 살아내었고 지금도 살아내고 있다.
다시 만난다면 우린 무슨말을 할 수 있을까?
아니, 다시 만나지 않기로 하자
우리의 찬란했던 아름다웠던 그 순간은 이제 잘 흘려보내고
지금을 잘 살아내자.
"삶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실패는 아프게도 계속 되겠지만 그것이 삶 자체의 실패가 되기는 하지말자고,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선언보다 필요한 것은 그 조차도 용인하면서 계속 되는 삶이라고"
결국, 복자도 영초롱이도 매점 이선고모도 초롱의 고모도 동생 영웅도 모두 생각했던 삶과
다른 삶을 살게 되지만, 그걸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
실패라는 이름을 붙이지말고 그 것역시 용인하고 살아내는게 삶이라고 말하고 있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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