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책

왜 항상 여성들만? /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기로송 2024. 1. 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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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1992년 초판이 나오자마자 페미니즘 논란과 함께 화제의 중심에 오른 양귀자의 장편소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저자가 펴낸 두 번째 장편소설로, 젊은 여성이 인기 남자배우를 납치해 감금하고 조종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성 억압의 현실을 고스란히 뒤집어 학대당하고 조련당하는 남성을 보여주는, 앞선 페미니즘 소설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공격적인 방법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의 불평등 문제를 제기하면서 처음부터 소설의 흡인력을 최대치로 높였다.
저자
양귀자
출판
쓰다
출판일
2019.04.20

 

들어가며,

 

근 한 달 정도 조금씩 조금씩 읽어서

드디어 어제 다 읽었다. 지금 어느 정도 정리를 해두지 않으면 휘발될 것 같아

책에 대한 감상평을 써보기로 한다.

모순으로 양귀자의 소설을 처음 접했다. 대학시절 읽었고

그 이후에 좋았던 기억이 있어 몇개월 전에 다시 한번 읽었다.

자신의 삶을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 여주인공 진진 (맞나..?)과 그와 만나게 된 두 남자.

그리고 자매지만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되면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엄마와 그에 반해 유복한 삶을 사는 이모

이런 등장인물들 속에 여주인공의 생각과 로맨스, 삶에 대한 고찰 등이 잘 녹아있는 작품이었다.

그런 '모순'을 쓴 작가인 양귀자의 소설이라니 관심이 안 갈 수 없었다.

우연히 시간이 남아 들른 교보문고에서 파란색 배경에 마치 주인공인 강민주의 드레스 같은 형상의 그림이 (그땐 몰랐지만)

그려져 있는 표지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물론, 제목도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줄거리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은 주인공인 강민주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강민주는 27세 대학원생으로 심리학을 전공했다. 어머니가 이루 놓고 남겨준 유산으로 유복한 생활을 영위하며

심리학을 공부하고, 인간 실현을 위한 여성상담소에서 전화상담을 하며 여성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조언하는 일을 한다.

그에게는 어머니의 물질적인 유산들도 있지만, 그외에 남기라는 동갑내기지만 그를 선생님으로 모시는 심복이 있다.

남기는 충직하게 민주의 곁을 지키며 민주가 시키는 일들을 지시에 따라 해내는 역할을 한다.

강민주는 여성 상담소의 전화상담을 하면서 다양한 여성들의 사연을 접하게 된다.

상담을 요청하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남성들에 의해 폭언, 폭력, 학대 등의 많은 고통을 겪고 있고 그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어

상담을 요청한다. 하지만 결국 그 여성들은 지금의 삶을 유지하는 것을 선택한다.

강민주가 받은 상담 전화 중

남편이 고학력이긴 하지만 실직상태가 오래 되었고, 부인의 친정에서 빌려온 돈으로 간신히 삶을 연명하고 있었다.

남편은 일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계속 자신의 사업자금을 부인에게 요구하는 상황이고, 부인은 이혼하고 싶지만

남편은 이혼해줄 생각이 없는 상황이다. 여자가 이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 따윈 세상에 없었다..

여자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남자에게 강간을 당하게 된다. 저항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남편은 처음에는 모든걸 이해하는 듯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여자를 학대하고 폭언을 일삼고, 끝내 이혼을 하자고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게 지켜온 가정과 아이들을 여자는 잃을 수가 없다..

이런 사연들이 상담전화로 들어온다.

이에 강민주는 한가지 결심을 하게 된다. 분명 여성들을 힘들게 하는 건 남자들인데 그 남자들의 환상을 심어주는

백승하. 그를 납치해서 사회에 경종을 울리려는 계획을 세운다. 백승하는 가정적이고 부드럽고 흔한 스캔들 하나 없이

영화계에서도 뭇 여성들에게도 선망받는 영화배우였다. 그를 납치해서 여성들의 환상을 깨 주리라. 하는 강민주의 계획이 있었다.

강민주는 결국 실행에 옮기고 백승하를 자신의 아파트에 감금한다.

나의 감상평

어쩌다 우연히 고른 책이 하필이면 이책이 었는지 참 신기할 따름이다.

페미니즘! 하고 떡하니 문신처럼 박혀 있는 문구가 있는 책이 아니어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와서 좋았다.

92년에 쓰인 책인데도 불구하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여성의 인권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별로 없다는 것도 참 씁쓸하게 느껴졌다.

꼭 그렇게 납치까지 해야 했나라는 의문이 계속 들기는 했지만, 한편으론 그렇게 까지 해야

언론이고 방송이고 많은 미디어에서 다루게 될 것이고 그것의 파급력이 그만큼 가기 때문에

선택을 하지 않았나 하고 이해하기도 했다.

여성의 인권이 올라가야 남성들의 인권도 함께 오른다. 아담의 갈비뼈에서 탄생한

남성의 소유물이 아니다. 우린 모두 평등한 인간이다.

이 책에서 가장 안타깝고 분노했던 부분은 강민주가 상담했던 여성들의 사연이었다.

그들은 모두 결혼이라는 사회적인 제도에 묶여 결국엔 남편이라는 창살 없는 감옥에서 도망치지도

나오지도 못하고 한탄으로 자신의 인생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도 20년 동안 어느 정도 수면 위로 올라와 인식의 개선은 되었지만, 20년 전의 고민들이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을 것이다. 여성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당사자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여성인권신장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소한 내 주변의 여성들은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하길 바라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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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극은 어둡고 음울하게 그리고 비극은 밝고 산뜻하게'

'알아야 할 것에 비하면 알고 있는 것은 얼마나 작고 초라한가'

'나는 가능하면 이 소설이 여성소설의 범주에서만 읽히지 않고

세상의 온갖 불합리와 유형무형의 폭력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에게 함께 읽히기를 소망한다'

'삶이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절망의 텍스트다

..

나는 운명을 거부한다. 절망의 텍스트는 그러므로 나의 것이 아니라 당신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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