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록

영원한 것은 없다

기로송 2024. 3. 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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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약속 (동남아 친구들)이 있어서 홍대로 가기 위해 마을버스를 탔다. 

얼마 가지 않아 두 어르신이 버스에 올라 탔는데 한 어르신이 카드가 찍혔는데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았는지 아님 소리를 못들은건지 한참을 승하차 기계 앞에서 한참을 서 계셨다. 

 

이때, 버스기사가 찍혔다 자리에 앉으라고 약간 짜증스러운 말투로 이야기를 했다. 

자리에 앉은 두 어르신은 대화를 하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잘 들리지 않다 보니 

크게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 대화가 버스 안에 조금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버스기사가 

"어르신! 여기 안방 아니예요, 조용히 해주세요" 라고

약간 짜증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한 어르신은 알겠다고 했지만, 다른 어르신이 조금 항의조로 이야기를 했더니

그때부터 버스기사가 폭발적으로 그 두분께 마구 언성을 높히고 욕은 하지 않았지만

너무 시끄럽게 굴지 않았냐 라며 큰 소리로 두분께 마구 쏘아댔다.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

 

버스라는 공공장소에서 조금 소란스럽게 대화를 한 두 어르신이 잘못한것일까?

어르신들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말을 하는 과정에서 언성을 높히고 짜증을 낸 기사의 잘못일까?

 

둘다 어느정도의 잘못이 있다고 생각은 들지만

특히나 여기서 나는 버스기사의 그 짜증스러운 말투와 태도가 뭔가 더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어르신들 바로 옆자리 였던 내가 듣기에도 조금 거슬릴 정도의 데시벨이 었지만, 어차피 운행 구간이 그리 길지 않은 상황이라

그냥 넘어갈만 했다고 봤고, 기사 자리까지는 그렇게까지 크게 들릴 만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1. 갑질이라고 느꼈다. 

 

버스기사 역시 버스회사의 소속으로 공공장소를 운운할거면 자신도 처음에만 조심스럽게 주의를 주는 정도로 했으면 되었다.

그런데 주의를 주는 말투나 태도가 어르신들에게 싸.가.지.없게 말하고 있었고 아무리 잘못을 했다고 해도 기분나쁘게 들렸을게 뻔하기 때문이다.  처음 탈때부터 상하차 기기 문제, 술냄새가 났다는것. 이런걸로 빌미를 잡아 더 짜증을 낸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2.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이 과연 영원히 나의 것일까? 영원한 것은 없다. 

 

결국 그 기사도 고용된 사람일 뿐이고, 그 버스가 자신의 소유도 아니다. 물론 소유라고 그런게 용인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일련의 사태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문득 나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잠깐 돌아보았다. 

나도 가끔, 진짜 진상이거나 아님 내가 너무 컨디션이 안좋거나, 혹은 지금 처리해야할 일이 산더미 일때 분명 

좋은 태도로 말이 나가지 않은적이 좀 있다. 그걸로 지적을 받기도 한번은 역풍을 맞기도 했었다.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이 과연 나의 것일지 영원하지 않은 것인데 누군가를 대할때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필요할것 같다. 

 

우리는 모두 늙는다. 

한편으로 어르신들은 의도치 않게 잘 들리지 않기때문에 크게 말할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보았다. 

조금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친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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