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영화

클리셰 부수기 / 영화 30일

기로송 2024. 2. 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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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완벽한 저에게 신은 저 여자를 던지셨죠”  지성과 외모 그리고 찌질함까지 타고난, '정열'(강하늘).   “모기 같은 존재죠. 존재의 이유를 모르겠는?”능력과 커리어 그리고 똘기까지 타고난, '나라'(정소민). 영화처럼 만나 영화같은 사랑을 했지만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한 남남이 되기로 한다.그러나!완벽한 이별을 딱 D-30 앞둔 이들에게 찾아온 것은... 동반기억상실?올 추석,기억도 로맨스도 날리고 웃음만 남긴 이들의제대로 터지는 코미디가 온다!
평점
6.7 (2023.10.03 개봉)
감독
남대중
출연
강하늘, 정소민, 조민수, 김선영, 황세인, 윤경호, 이상진, 원우, 송해나, 엄지윤, 임철형, 임진택, 김진만, 장지아, 서한결, 전노민, 태인호, 강지영, 소재

 

30일 포스터

 

영화를 선택한 이유

 

가볍게 영화를 한편, 아니 사실은 '500일의 썸머' 리뷰를 하려고 디즈니 플러스 어플을 켜는 순간

눈에 들어와서 보게 되었다. 이런식의 운명적인 (?) 만남도 때론 재밌으니까. 

 

포스터나 예고를 접한적이 있었는데 막 끌리는 느낌은 아니였지만, 강하늘의 로맨틱 코미디 연기가 궁금하긴 했었다. 

정소민은 '아버지가 이상해'와 '멜로가 체질'에서 특별출연 했던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어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었다. 또 요즘 숏츠에서 볼 수 있었던 조민수의 연기 장면도 어느부분에서 나올지 궁금한 마음으로 보게 되었다. 

 

개요 및 시놉시스

“완벽한 저에게 신은 저 여자를 던지셨죠”
지성과 외모 그리고 찌질함까지 타고난, '정열'.

“모기 같은 존재죠. 존재의 이유를 모르겠는?”
능력과 커리어 그리고 똘기까지 타고난, '나라'.

영화처럼 만나 영화같은 사랑을 했지만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한 남남이 되기로 한다.

그러나!
완벽한 이별을 딱 D-30 앞둔 이들에게 찾아온 것은... 동반기억상실?

올 추석,
기억도 로맨스도 날리고 웃음만 남긴 이들의
제대로 터지는 코미디가 온다!

2023년 10월 3일에 개봉한 한국영화로 감독과 극본에 남대중 감독, 강하늘, 정소민이 주연을 맡았다. 

손익분기점은 160만명이었는데, 23년 12월 6일 기준 210만명의 관객이 들어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등장인물

 

노정열 (강하늘) 

- 그저그런 집안에서 태어나 좋은 대학을 거쳐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로펌에서 일하고 있다. 비빔밥을 좋아한다. 백수였던 자신을 끔찍히 여겼던 나라와는 이제 끔찍한 사이가 되었다. 좋은 기억보단 나쁜기억만 남아있는 이 관계 계속 해야할까?

 

홍나라 (정소민)

- 금수저 집안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다. 영화감독으로 일하고 있고, 남부럽지 않게 자랐다. 그러던 중 결혼까지 파토내며 감행한 정열과의 결혼생활이 이다지도 맞지 않을 줄 이야.. 귀엽기만 하던 정열의 자격지심만 보이고, 이제는 싫어하는 마음만 남아있는데...

 

도보배 (조민수)

- 첫째딸인 나라를 끔찍히 사랑한다. 차가울것 같은 인상과는 달리 나라의 의견을 존중하고 믿고 따라준다. 정열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나라가 원하는 사람이면 합격이라고 생각한다. 

 

주숙정 (김선영)

- 집안의 자랑거리인 정열이 그렇게 사는 것에 못마땅하다. 며느리의 하나하나가 맘에 들지 않고 부잣집딸내미로 자라서 못하는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며느리를 타박한다. 이혼에 적극적이나 오히려 본인이 준비한 기억찾기 최면이 두사람의 애정의 불씨를 당긴것 같아 아쉬워 한다. 

 

 

줄거리 (스포일러주의)

 

주인공인 홍나라의 결혼식 당일, 착잡한 표정으로 나라는 비오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홍나라의 전 남친인 노정열은 친구의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가 문득, 전 여친인 나라를 잡으러 가겠다며 술집을 뛰쳐나가려는 순간, 술집문이 열리며 나라가 들어온다. 정열은 다시는 늦지 않겠다며 나라에게 프로포즈 아닌 프로포즈를 하고, 둘은 결혼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한다. 

 

먼저 나라의 엄마인 보배 (조민수)를 만나게 되는데 나라의 조언과는 달리 무서운 장모님 포스로 정열을 맞이하고, 정열은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대하지만. 결국 보배는 둘의 결혼을 허락한다. (여기서 숏츠에서 많이 보던 장면이 나온다. 보통의 클리셰였다면 변호사 준비생(?)인 백수인 정열에게 물을 끼얹고 돈을 주며 헤어져 달라고 해야겠지만, 긴장한것 같다며 물을 건네고 돈봉투를 내밀며 혼수를 준비하라고 한다. 장모님이라는 말이 거슬린다며 어머니라고 부르라고 하는등.. 여기서부터 클리셰 비틀기가 시작된다.)  나라의 아빠도 죽일듯이 정열을 몰아세우지만, 결국은 결혼을 허락하게 되고 그렇게 두사람은 결혼에 성공한다. 

 

도보배역의 조민수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두사람은 이혼소송 법원에 앉아있다. 비빔밥을 좋아하던 정열과 파스타를 좋아하는 나라는 서로가 좋아하는게 다르듯 부부생활에서도, 두사람의 집안을 방문할때도 사사건건 부딪히기 일수 였고, 심지어 둘다 각자 불륜을 의심하게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된다. 법정에서도 내내 싸우던 두사람은 30일간의 조정기간을 거쳐 최종 이혼(?)을 앞두고 법원을 나서게 되고,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 정열이 운전하는 차로 이동을 한다. 그러던 중 두사람은 차에서 여느날과 (?) 어김없이 서로를 비아냥거리며 말다툼을 하게 되고, 그러던 중 달려오던 트럭에 치여 교통사고를 겪게 된다. 

 

 

병원에서 눈을 뜬 두 사람,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만다. 양가 부모 중 정열의 엄마인 숙정(김선영)은 둘을 당장이라도 떼어놓고 싶어하지만, 의사의 권유로 기억이 돌아올 수 있도록 두사람을 함께 지내도록 한다. 다만, 이혼은 꼭 시키는 조건과 나라의 동생인 나미가 두사람을 감시하며 함께 지내는 것을 조건으로. 

 

모든 기억을 잃고 다시 함께 살게 된 두사람은 과연 기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정열과 나라의 기억을 찾아서

나의 감상평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한국영화였다. 주연배우인 강하늘과 정소민 외에도 조민수, 김선영, 그리고 친구로 나오는 윤경호등이 연기를 맛깔나게 해서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영화의 내용은 우리가 어디선가 만났던 그 이야기들과 별반 다를게 없다. 윤경호의 대사에도 있지만, "어?? 여기서 클리셰대로 가야하는데.." 이런 부분들에서 클리셰를 살짝 살짝 비껴나가 변주되는 그 지점에 웃음 포인트들이 있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보잘것 없는 남주가 장모를 만나고 (그러고보니 보통 보잘것 없는 여주가 시어머니를 많이 만나지만 여기선 남주가 장모님을 만난다) 결혼을 반대하는게 아니라 아들로 생각하고 돈까지 쥐어준다. 또 정열과 나라의 첫만남때 정열이 나라의 목숨을 구해주고 사랑에 빠질법하지만, 나라는 실려간 병원의 의사와 사랑에 빠진다. 이런식으로 이렇게 흘러가겠지...하고 맘편히 보던 관객들에게 '메롱 , 그거 아니지롱' 하며 클리셰 비틀기를 시전한다. 

가장 압권은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 떠나는 나라와 잡으러 간 정열의 장면에서 또 한번 크게 클리셰를 비튼다. 이건 영화로 확인해보시길. 

 

하지만, 가장 장점이자 큰 재미를 주는 클리셰 비틀기에 집중하다 보니, 주인공인 정열과 나라의 서사가 굉장히 부족하게 느껴진다. 둘의 사랑이 확인되는 지점(뭐 사랑은 그렇게 찾아온다지만..), 이혼을 결심하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등 뭔가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인 느낌이라기 보단 뙇뙇뙇 나열되고 이러해서 이혼이다! 하고 납득되지 않는 걸 납득하라고 하는 느낌. 캐릭터에 대한 설정도 부족하게 느껴졌다. 특히 나라의 캐릭터는 부잣집딸이고 영화감독이고 털털한데 주변 감독들과도 스캔들이 날정도로 잘지내는데. 이게 모두 연결되는 느낌이 아니라 각각 따로 노는 느낌. 주연들의 설정도 이러한데 조연들의 캐릭터가 살아있을리 만무했다. 

 

또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클리셰 비틀기를 위해 모든 조연들도 그것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조민수나 김선영 배우 모두 연기를 잘하기 때문에 장면하나하나에서 존재감이 느껴지는데 이게 도구로만 이용되다 보니 캐릭터 자체가 단편적으로 끝나버려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나마 나라 엄마 역할인 조민수는 정열이 맘에 들지는 않지만 딸을 끔찍히 생각하다보니, 마지막에도 나라를 위해 정열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그런 키 캐릭터 역할이라도 있었지만 정열의 엄마인 숙정역의 김선영은 정열만 생각하고 며느리는 맘에 드는 구석 하나 없는 그저 그런 시어머니 캐릭터로만 나온다. 더이상의 역할도 없는..

 

마지막 장면까지도 신선하고 가볍게 즐기기엔 좋았지만, 너무 가볍기만 해서 남는게 없는 느낌의 영화라 조금 아쉬웠다. 

킬링타임용으로는 추천! 클리셰를 어떻게 비트는지 궁금하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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