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이 근처에 폐허 없니? 문을 찾고 있어"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는 문을 찾아 여행 중인 청년 '소타'를 만난다. 그의 뒤를 쫓아 산속 폐허에서 발견한 낡은 문. '스즈메'가 무언가에 이끌리듯 문을 열자 마을에 재난의 위기가 닥쳐오고 가문 대대로 문 너머의 재난을 봉인하는 '소타'를 도와 간신히 문을 닫는다. "닫아야만 하잖아요.여기를!" 재난을 막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수수께끼의 고양이 '다이진'이 나타나 '소타'를 의자로 바꿔 버리고 일본 각지의 폐허에 재난을 부르는 문이 열리기 시작하자 '스즈메'는 의자가 된 '소타'와 함께 재난을 막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꿈이 아니었어" 규슈, 시코쿠, 고베, 도쿄 재난을 막기 위해 일본 전역을 돌며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던 중 어릴 적 고향에 닿은 '스즈메'는 잊고 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
감독 신카이마코토
'스즈메의 문단속'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2023년 작 (일본기준 2022년작)이다. 신카이 마코토는 2007년 초속 5센티미터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13년 언어의 정원, 2016년 너의 이름은 등을 발표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이후 애니메이션으로 큰 흥행을 일으키고 있는 감독이라고 한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작풍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고 했는데 과거 초속 5센티미터에서 나오듯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작품을 만들었었다면, 이후에는 대지진과 같은 재난에 큰 충격을 받아 노력으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작품으로 전환하게 되었다고 한다.
빛의 마술사라고도 불리우며 강렬한 채색, 시작효과를 중심으로 화면을 아름답게 꾸미는 데에 집중한다고 한다. 이는 작화 매수를 많이 써서 한 땀 한 땀 그려내 오랜 시간을 들이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업 방식과도 대조를 이룬다.
줄거리
규슈 미야자키현에 살고 있는 스즈메는 고등학교 2학년이다. 스즈메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타마키 이모와 함께 단둘이 살고 있다.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에 등교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한 남자 소타를 만나게 된다. 소타를 아름답다고 생각한 순간, 소타가 스즈메에게 근처에 폐허가 어디 없는지 물어보게 되고, 스즈메는 산사태로 인해 폐허가 된 마을을 떠올리고 그곳을 알려준다.
알려준 곳으로 가는 소타를 뒤로하고 등교를 하려다 이상한 감정을 느끼고 소타의 뒤를 따라 그 폐허가 된 마을로 향하게 된다. 마을에서 소타를 찾아 헤매던 스즈메는 마치 식물원 건축물 같은 원형돔의 중앙에 수상한 문이 서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무의식적으로 그 문을 열게 된다. 문의 뒤편엔 어린 시절에 보았던 밤하늘과 초원이 펼쳐져 있었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자꾸만 문을 통과하게 되고 그곳으로는 갈 수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던 중, 물속에 박혀있던 고양이 석상을 발견하고 고양이석상을 뽑게 된다. 고양이 석상을 뽑은 순간 석상이 살아있는 고양이로 변하게 되고 석
상을 잡고 있던 스즈메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간다. 이 이상한 상황에 놀라 스즈메는 그곳을 빠져나와 학교로 돌아간다.
학교로 돌아가 도시락을 먹으려는 순간, 창밖으로 보이는 아까 갔던 폐허부근에서 나는 이상한 연기를 보게 되고 그 연기가 자신에게만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고 폐허로 돌아가는데 폐허로 돌아가는 순간 연기가 점차 용처럼 솟아나와 지면으로 가까이 떨어지려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이 광경을 인식하는 건 스즈메 본인뿐, 마을 사람들은 어두운 용 같은 그림자가 다가오며 하늘을 뒤덮고 지면을 뒤덮으려고 하는 모습을 인식하지 못한 채 일상을 살아내고 있었다. 다시 폐허로 돌아온 스즈메는 아까 자신이 열었던 그 문에서 용 같은 연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과 그 문을 필사적으로 닫으려고 하는 소타를 발견한다. 지면에 용 같은 연기가 가까워짐에 따라지면의 진동이 느껴지게 되고 휴대폰으로 지진이 발생했다는 경보가 울린다. 스즈메가 이 같은 상황에 잠시 정신을 못 차리게 된 순간 지진으로 인해 구조물이 무너지며 천장의 철구조물이 떨어지게 되고 소타가 이를 보고 스즈메를 구해주면서 팔에 상처가 생긴다. 소타는 스즈메에게 이곧을 탈출하라고 하고 문을 닫으려고 시도하지만 역부족인 상황에서 스즈메는 소타를 도와 문을 닫으려 노력하고 점차 닫히려는 순간 소타가 신에게 주문을 외우고, 닫힌 순간 열쇠구멍이 생기고, 그 열쇠구멍을 소타가 가지고 있던 열쇠로 문을 잠근다. 문을 잠구는 순간 문을 통해 빠져나왔던 붉은 용 같은 연기는 폭발하듯 사라지게 된다.
더 이상 이 일에 관여하지 말라고 하고 떠나려는 소타를 스즈메는 팔의 상처만이라도 치료하고 가도록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간다. 집으로 가는 도중 마을에 지진으로 생긴 피해를 복구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피해가 크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스즈메의 집에 둘이 도착하고 소타는 위층의 스즈메의 방으로, 스즈메는 구급상자를 찾으러 1층으로 간다. 스즈메의 방에 먼저 들어간 소타는 우연히 그곳에 있는 낡고 다리가 하나 없는 유아용 의자에 앉게 된다. 구급상자를 찾아온 스즈메에게 간단한 치료를 받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데 소타는 자신이 토지시라는 일을 하고 있고 그 일은 지진을 일으키는 미미즈라는 검붉은 기운을 막기 위해 문단속을 한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마르고 쓰러질 것처럼 보이는 고양이가 창밖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스즈메는 그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자신의 집의 아이가 되지 않겠냐고 말을 거는데 그 순간 고양이가 그래, 스즈메는 다정하네라고 말하며 소타에게는 방해된다는 말을 하고 사라지게 한다. 하지만 소타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의자로 변하게 된 것이었고, 소타는 바로 창문으로 뛰쳐나가 자신을 변하게 한 고양이를 쫓기 시작한다. 달려 나간 의자가 된 소타와 고양이를 쫓아 스즈메도 따라나서게 되고 의자가 된 소타, 스즈메는 고양이를 찾아 떠나는 모험 아닌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명대사
나 다녀올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곳에
다이진은 말이야, 스즈메의 아이는 될 수 없었어.
스즈메의 손으로 원래대로 되돌려줘
목숨이 덧없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죽음이 항상 곁에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희는 기원합니다.
앞으로 1년, 앞으로 하루, 아니 아주 잠시라도 저희는 오래 살고 싶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아무도 스즈메를 방해할 수 없어
너는 빛 속에서 어른이 될 거야
나는 스즈메의 내일이야.
다녀오겠습니다.
감상평 (스포일러가 있을수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은 '초속 5센티미터'로 처음 접했다. 이때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색깔이 보였다기보다는 스토리가 흥미로운 작화는 날림(?)이 느껴지는 그런 정도의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했었다. 이후 '언어의 정원'을 접했는데 아무래도 비교할 수밖에 없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따뜻하고 파스텔톤의 색감에 비해 쨍하고 화려한 색감이 눈을 즐겁게 사로잡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그전의 감독의 작품들보다 훨씬 눈을 사로잡는 느낌이었다. 스토리보다는 장면장면의 뚜렷한 색감과 화려한 색채, 정밀한 묘사등에 더 공들인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언급한 두 작품 외에 최근에 본 '너의 이름은'에서 보여준 두 주인공의 감정선, 화려한 색감, 적절한 음악사용,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결국 재해를 이겨내는 두 사람의 이야기 때문에 이번 작품이 기대가 되었다
좋았던 부분은 계속되는 스즈메와 의자가 되어버린 소타에게 생기는 '닫아야만 하는' 문들 즉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끊임없이 생기기 때문에 지루할 틈 없이 집중할 수 있었고, 많이 언급된 색채의 마술사답게 쨍한 파랑과 붉은 기운의 대비, 규슈부터 도쿄까지 이어지는 풍경, 이전보다 훨씬 화려해진 색채를 느낄 수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일단 주인공들에게 부여된 임무에 대한 개연성이 부족한 느낌이었고, 이는 모든 조연 캐릭터들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스즈메가 갑자기 소타가 하던 문을 닫는 일을 하게 되는데 그나마 이건 예전에 스즈메가 문을 열고 나갔다 돌아온 적이 있고, 그로 인해 소타와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어 그 일을 하게 되면서 엮기는 것까지는 어떻게 이해가 되는데. 이것도 좀 불친절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있었다. 특히 일본의 신화에 바탕이 있는 스토리인 거 같은데 이 부분을 전혀 모르다 보니 와닿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리고 조연캐릭터 중 타마키 이모와 소타의 친구인 세리자와도 결국 스즈메의 마지막 여정에 함께 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굉장히 억지스러웠고 특히 스즈메가 그렇게 오랜 시간 엄마처럼 키워준 이모의 걱정을 무시(?)하며 소타를 따라다니는 것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세리자와도 오히려 소타의 걱정으로 시험을 망칠 정도로 소타의 안위가 궁금했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스즈메의 소타찾기의 도구 정도로 밖에 쓰이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다.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이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물론 타마키 이모도 마찬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시간이나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결국 사랑으로 이겨낸다. 스즈메의 소타에 대한 사랑, 다이진의 스즈메에 대한 사랑, 엄마가 준 의자에 담긴 사랑 등. 그 모든 것이 매개체가 되어 사랑으로 이겨낼 수 없다고 믿었던 지진등의 자연재해를 막아낸다. 그리고 스즈메가 규슈부터 도쿄까지 도달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의 활동(?)을 돕는다. 그 작은 마음들이 모여 결국엔 그 재앙들을 막을 수 있었다.
현실에서 듣지 못한 '다녀왔어'를 작품을 통해 들으며 대리만족 할 수 있었다. 삶과 죽음은 한 끗 차이이고, 우리는 언제나 죽음이 곁에 있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를 아무도 방해할 수 없다. 우린 빛 속에서 내일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인생은 계속되니까.
우리 모두의 내일을 그리며,
1. 여담으로 다이진 때문에 많이 울었다. 물론 다이진이 얄미운 신이긴 했지만.
특히 처음 등장씬에서 스즈메의 말에 생기가 돌고 스즈메의 아이(?)가 되기 위해 그토록 노력을 했지만,
결국 스즈메를 위해 다시 요석으로 돌아가는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짠했다.
그리고 고양이는 무조건 귀엽고 사랑스러우니까...
2. 참, 그리고 잘생긴 남주는 초반 10분 뒤 5분 정도만 나오는 참 특이한 영화임... 아쉽.
3. 세리자와가 소타를 찾으러 가는 와중에 차에서 듣는 노래중에 반가운 노래가 있어서 소개해본다.
어디가 리메이크고 원곡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예전에 투니버스와 kbs에서 방영한 그남자 그여자의 사정 엔딩곡이 나온다.
바로 '유메노 나카에(꿈속으로)' 라는 곡이다. 너무 반가워서 잠깐 추억에 젖었었다. (이것 외에도 세리자와가 드라이브곡으로 트는 노래들이 꽤 좋았던것 같다)
https://youtu.be/F0-xZwot994?si=kQAjzrQFB-qCV_W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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